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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피라미드





    해외취업을 생각하고 있다.

    애초에 해외에 대한 환상은 버렸다.


    사람은 뭐든 잃어봐야 소중함을 안다고 했던가.


    사실 해외를 막연하게 동경했었다.

    정말 최저시급을 받으면서도 비행기를 타고 싶은 열망을 버리지 못하고 특가 티켓에 목숨걸며 해외를 나갔더랬다.


    생각보다 한국은 살기 좋은 나라였다.


    정치, 사회등 많은 것들이 어지럽고 정말 더럽고 치사한 일들도 많지만 그래도 내가 살던 한국이 제일 편하고 살기가 좋다.

    다른 무엇을 제외하고서라도 일단 나의 부모님이 계시기 때문이다.


    부모님은 연세가 많으시다.

    아무리 백세시대라고 하지만 나는 늙은 부모님을 볼 때면 언제 이 순간이 사라질지 모른다는 막연한 불안감이 항상 자리한다.

    그래서 더욱 있을때 잘해드리고 싶다. 비록 의견이 안맞고 투닥거리고 싸울때도 많지만 모진 세월 나보다도 더 힘들고 어렵게 많은 것들을 누리지 못한 그 세월이 억울해서라도 나는 부모님께 최선을 다해 좋은 것들을 해드리고 싶다.


    남들은 좋은 직장에 붙어 부모님이 계모임이라도 나갈라치면 입에서 자랑이 늘어지는데 못난 자식은 그조차 해드리지 못한다.

    세상은 나를 아주 빠르게 끌어당기고 있다.

    그 속도를 견디며 빠르게 치고 나가는 사람들은 적당한 곳에 취직하고 많이 벌진 못해도 연봉을 논할 수 있을정도로 받으며 적정한 시기에 연애도 하고 결혼도 생각한다.


    차마 이 나이에 대학교까지 나와서 파견직에 최저시급을 계산한 월급을 받으며 다닌 나는 어디가서 나 자신조차 당당하게 소개하지 못한다.


    사실 그 점이 제일 싫다.

    부모님도 부모님이고

    내가 자랑스러운 자식이 되지 못한다는 그 자괴감보다 더욱 크게 자리하는 것은..


    내가 내 자신에게 떳떳한 사람이 되지 못한다는 것이다.



    피라미드는 위로 갈수록 좁아진다.

    그 자리를 차지할 수 있는 사람은 한계가 있고 자리를 차지하지 못한사람은 밑에 머물거나 다른 피라미드를 찾아 떠나야 한다.


    나는 밑에 있는 것만으로 내 인생을 행복하고 만족을 느끼며 살 수가 없다.

    하루에도 몇번씩 자괴감이 들어 내 스스로 내 정신을 갉아먹고 있다.


    더 나은 근로조건과 내 노동에 정당한 대가를 받을 수 있는 해외취업으로 발길을 돌려야 하는 상황조차 너무나 싫다.


    이 사회속에 자리 잡지 못한 내가 결국 떠밀려 나가 떨어진 셈이다.



    프로듀스101을 보면서 나는 상위를 차지하고 늘 주목받는 이들보다 카메라 한켠에 가려져 주목받지 못한 연습생들에게 감정이입이 되었다.

    현실은 상위 11명에게 플래쉬가 쏟아지지만 그렇다고 나머지 90명이 상위 11명보다 덜 열심히 살거나 덜 노력한 것은 분명 아니다.


    그냥 이게 현실인 것 같다.


    그들이 얼마의 노력을 들였던 타고난 재주가 좋았던 그것은 중요하지 않다.

    그냥 살아남는자 만이 웃을 수 있는 거다.

    어떤 방식으로든.

    어떤 능력으로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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